[집을's 시장 관찰일지]

서울 아파트 1억에 20년 살았는데… | 2026.06.01 [집을's 시장 관찰일지]

내가집을 2026. 6. 2. 19:2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69/0000933831

 


기사 요약

 

배경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의 최대 거주 기간(20년) 만료 및 대규모 퇴거 시점이 다가오면서, 임차인들의 분양 전환 요구와 이에 반대하는 여론 간의 갈등이 격화

 

핵심 내용

 

장기전세주택 임차인들의 요구 및 주장

  • 분양 전환 및 재계약 요구: 서울 강동구 강일지구 임차인들을 중심으로 무주택 실수요자 재계약 보장 및 감정가 기준 분양 전환을 서울시에 촉구
  • 제도적 한계 지적: 소득 기준 제한으로 인한 자산 형성의 어려움과 서울 집값 급등으로 인해 장기전세주택이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지 못했음을 주장
  • 공공 복지 역할 강조: 단순 퇴거 요구는 형평성 논리에 치우친 처사이며, 한 세대의 안정적 정착과 자산 형성을 돕는 출구 전략 마련이 필요함을 역설

 

반대 여론 및 서울시의 입장

  • 특혜 독점 비판: 20년간 세금 혜택을 누린 임차인들이 국가 자산의 사유화를 요구하며 다른 무주택 약자들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여론 형성
  • 서울시의 원칙 고수: 공공임대주택 재고 부족을 이유로 임차인 퇴거 후 빈집을 다른 무주택자에게 재공급할 계획임을 표명(SH 주거안심종합센터를 통한 우회적 주거 지원책 안내 예정)
  • 대규모 퇴거 예정: 강일리버파크(2029년, 1,915호), 고덕리엔파크(2031년, 1,255호) 등 향후 대규모 만기 도래 예정

 

공공임대주택의 실태 및 제도 개선 목소리

  • 낮은 자가 마련율: 누적 퇴거자 1만 5,208명 중 '자가 구입'으로 퇴거한 비율은 7%(1,211명)에 불과하여 주거 사다리 기능의 한계 노출
  • 제도 설계의 재검토 필요성: 지방선거 앞 선심성 주거 공약에 따른 제2의 갈등 우려 및 분양 전환 시 환매조건부 도입 등 공공 이익 귀속 장치 마련 필요성 제기

 


집을's 생각

 

서울시가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장기전세주택의 만기 기일이 다가오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장기전세는 주변 시세의 80% 이하 보증금으로 최장 20년간 거주할 수 있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해 왔습니다. 예컨대 강일리버파크 전용 59㎡의 경우 보증금 1억 원대로 거주가 가능했는데, 서울에서 이 정도 비용으로 20년 동안 주거 불안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특혜이자 기회였습니다.

 

이 제도의 본질적인 목표는 무주택자가 내 집을 마련하기 전까지 디딤돌 역할을 하는 주거 사다리’였습니다. 저렴한 주거비를 발판 삼아 열심히 종잣돈을 모으고, 20년이라는 충분한 시간 동안 자립 기반을 다져 민간 주택 시장으로 나아가라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르게 흘러갔습니다. 실제로 자가를 마련해 퇴거한 비율이 단 7%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이 사다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모순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장기전세주택에 계속 거주하려면 소득과 자산 기준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합니다. 즉, 자산을 불리거나 소득이 늘어나면 퇴거 압박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 때문에 임차인들은 역설적으로 종잣돈 규모를 키우지 않는 것이 서울에 계속 머무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 믿게 됩니다. 자산을 늘리지 않음으로써 거주권을 지키는 선택이 만기 시점에 아무런 대책 없이 시장으로 쫓겨나게 만드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 셈입니다.

 

물론 20년 동안 아이를 키우고 이웃을 사귀며 형성된 생활권을 한순간에 떠나야 하는 임차인들의 막막함과 상실감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는 본인의 선택에 따른 결과이자 책임의 영역입니다. 공공은 이미 20년이라는 긴 시간과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 기회를 자립의 발판으로 삼지 않고 만기 시점에 이르러 대책을 요구하거나 분양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임대주택은 이름에도 나오듯이 공공재입니다. 즉, 특정 개인의 사유물이 아닙니다. 내가 누렸던 파격적인 혜택은 계약이 끝나면 다음 세대의 무주택 약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야 하는 것이 공공 자산의 당연한 순환 원리입니다.

 

시장 관점에서 볼 때 향후 강일지구 등에서 나올 천 가구, 이천 가구 단위의 대규모 퇴거와 재공급은 시장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입니다. 일시적으로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면서 인근 단지까지 전세가나 매매가가 단기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세입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지역 가치가 훼손되거나 장기적인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강일지구는 아파트 위주로 균질하게 형성된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추고 있고, 지하철 5호선 역세권이라는 우수한 교통 입지를 자랑합니다. 단기 충격이 지나가면 결국 입지 본연의 가치에 수렴하며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할 것입니다.

 

오히려 서울시 입장에서는 이번 대규모 만기 도래가 가뭄의 단비 같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서울은 극심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아파트 규제를 완화하고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등 온갖 고육지책을 짜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 요지에 이미 지어진 양질의 아파트 대단지가 공공임대 시장으로 대거 회수되어 재공급된다는 것은, 막대한 재정 투입 없이도 무주택 서민들에게 즉각적인 주거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공급 카드가 될 것입니다.